🎭 오징어 게임 시즌3 리뷰
"전설로 남을 수 있었는데, 너무 욕심부린 걸까?"
2021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1은 그야말로 신드롬이었습니다.
단순한 어린 시절 놀이를 치열한 생존 게임으로 변모시킨 설정,
강렬한 비주얼, 그리고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메시지까지.
그 임팩트는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강렬했고, 저는 시즌1을 정말 손에 땀을 쥐며 봤습니다.
하지만, 시즌2와 시즌3를 지나며 그 전설에
작은 균열이 생긴 것 같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네요.
📌 시즌2-3, 스토리의 억지 확장?
시즌2는 공개 당시부터 뭔가 서사의 뼈대가 덜 잡힌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즌3는 그 연장선처럼 이어졌지만,
오히려 시즌2를 파트1, 시즌3를 파트2로 나눠 공개했으면 더 자연스러웠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6개월이라는 간격은 몰입감과 기억의 연결 고리를 끊어버리기 충분했거든요.
내용면에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웠습니다.
인물 간의 갈등과 반전, 인간의 본성을 찌르는 상황 설정 등은 여전히 건재했지만,
'우와!'할 정도의 참신함보다는 '또 이런 구도구나' 싶은 피로감이 밀려왔습니다.
🧠 시즌3의 강점은 여전히 '게임'
그래도 <오징어 게임>의 묘미는 역시 게임 그 자체죠.
시즌3에서도 술래잡기, 줄넘기, 파이널 매치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 무시무시한 규칙과 반전이 숨어있습니다.
특히 평범해 보이는 규칙 뒤에 숨어 있는 '잔혹한 허점'은
사람들의 욕망을 극대화시키며 극적 긴장감을 만들었습니다.
게임은 적었지만 강렬했고, 단순한 폭력을 넘어선 심리전,
이기심의 끝을 보여주는 연출은 여전히 뛰어났습니다.
🧍♂️ 캐릭터의 명암, 그리고 프론트맨의 존재감
성기훈(이정재)은 여전히 이상주의자이자 관찰자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다만 이번 시즌에서는 다소 고지식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중심 서사에서 살짝 멀어진 듯한 인상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프론트맨(이병헌)의 캐릭터가 훨씬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악역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생존을 위한 또 하나의 인간의 초상으로 그려졌죠
또한 시즌3에서 특히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은 '남규'(노재원).
약에 취한 채 살상에 쾌감을 느끼는 조커 같은 존재로 극에 강력한 색을 입혔습니다.
임시완 역시 그동안의 차분한 이미지를 벗고 날 것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줘 인상적이었고요.
😮 굳이 또 나온 VIP, 여전히 겉도는 외부 서사
한편 아쉬운 부분도 여전했습니다. 바로 '게임 밖' 이야기들.
위하준이 이끄는 추격전이나 VIP의 존재, 진행요원들의 내부 사정 등은
이야기의 흐름과 유기적으로 엮이질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VIP들은 여전히 어색한 연기와 과장된 리액션으로 몰입을 방해했죠.
이 부분은 시즌1부터 이어진 고질적 단점이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깁니다.
🧨 시즌3의 엔딩과 '다음'을 암시하는 떡밥
시즌3 마지막에는 정말 예상치 못한 인물이 깜짝 등장하며 다음 시즌을 암시합니다.
심지어 헐리우드 스타에 대한 루머까지 흘러나왔는데, 이게 단순한 팬서비스일지,
아니면 정말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로 이어질 포석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황동혁 감독은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마지막 장면이나 넷플릭스의 움직임을 보면 이 프랜차이즈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정리하며: 전설은 때론 미완이 아름답다
시즌2와 시즌3는 팬의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의무감’으로 보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시즌1의 충격과 감동, 몰입감을 기대하며 봤지만 점점 그 감정이 희미해졌어요.
"시즌1으로 전설로 남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큰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이 만들어낸 문화적 파장은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한 K-드라마의 범주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잡았고,
한국의 사회 문제와 인간 본성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이 되었으니까요.
아쉽지만, 그래도 감사한 시리즈.
비록 시즌2-3는 미묘한 평가를 남겼지만,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낸
그 ‘지옥 같은 생존극’은 여전히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더 확장될 세계가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마무리될지...
일단은 숨을 고르며 지켜보려 합니다.